99.1.28 Airlie Beach 1
섬을 나와 에얼리 비치로 가는 버스를 탔다.
저녁때에 맞춰 도착을 했고, 아까 전화로 예약한 Reef-O에서 우리를 pick-up 나왔는데 운전하는 여자가 신이나서 떠든다. 어디가면 뭐가 있고 차는 몇시몇시에 있으며 !~#$%&!@#?%&(#@.. 그렇게 크게 선전을 하던 5불짜리 방은 꽉찼고 CABIN밖에 없단다. 백패커가 꼭 기업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백패커 자체는 크고 깨끗하나 나는 그 캐빈의 추적스러움에 질려 버렸다. 내일 당장 숙소를 옮겨야지.
99.1.29 Airlie Beach Day 2
아침이 프리밀이라고 하여 가봤다. 허걱.. 나는 이런 프리밀은 처음봤다. 뷔페식인데. 프리밀이라 해봤자 식빵 두어쪽에 tea 나 우유한잔이 전분데 여기는 차려놓고 맘껏 먹으란다. 현숙영과 나는 내일도 이 아침을 먹고싶을 거란 생각에 그냥 하루를 더 묵기로 했다.
이름도 예쁜 에얼리 비치. 여기는 진짜 예쁜 초록빛 바다물이 보이는 곳이다. 내일 할 투어를 신청했다.
그림은 좋은데 기분이 안좋다. 더위 때문인가. 모두 지쳤다. 뭣 때문에 이렇게 의욕이 없는걸까. 이렇게 멋진 바달 눈앞에 두고 있어도 감흥이 없다. 수영을 할래도 할줄을 알아야지.
숙소에 와서 널부러져 있는데 한국말이 들리면서 두명의 남자가 들어왔다. 귀찮아서 쳐다도 안보고 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이자식들이 내가 동남아 사람인줄 알았단다. 내가 그렇게 까만가?.
이사람들도 공부를 마치고 집에 가기 전에 여행을 하는 거란다. 우리랑 반대방향으로 돌길래 아래쪽으로 어디가 좋냐고 물었더니 프레이져 섬에 꼭 가란다. 그래서 나는 에어즈락에 꼭 올라가 보라고 했다.
저녁에 어스름 할 때 풀에 들어갔다. 내일 투어가서 수영을 좀 할려면. 물이 너무 깊다. 중앙으로 들어갈수록 깊어지는 풀이었다. 나는 풀 가장자리를 잡고 왔다갔다 하다가 다 관두고 풀 계단에 앉아서 때를 밀었다.
수영복을 입고 캐빈에 들어가기가 뭐해 샤워를 하러 공동 샤워장에서 샤워를 하고 있는데 저 쪽 칸에서 현숙영이 꺄악 소리를 지른다. 자기 발밑에 대빵 큰 개구리가 있단다. 우쒸. 개구리가 커봤자 얼마나 크다고 호들갑이야 하면서 내 발 밑을 봤는데.으헉! 이건 개구리가 아니라 두꺼비다. 돈나 큰 두꺼비. 대강 수건을 두르고 나와서 뛰었다. 캐빈까지 오는데도 여기저기 두꺼비, 도마뱀. 어제밤에는 자느라 몰랐구나. 침대에 누웠는데 천장에도 도마뱀이다. 둘이 한참 난리를 부리다가 룸메이트인 여자애한테 물어봤더니, 괜찮데. 도마뱀도 사람을 싫어한다는거지. 그러면서 쌩글쌩글 웃는데. 으이구. 딴데로 갈껄.
99.1.30 Airlie Beach Day 3
에얼리비치의 세째날. 슈트하버에서 출발. 휘트선데이 제도에 속하는 세 개의 섬 - 사우스몰 섬 , 데이드림 섬, 훅 섬을 돌아보는 투어에 참가했다. 버스 정류장에서 일본인 남자를 만났는데 이사람이 할 줄 안다는 한국말이 “가자!” 였다. 귀엽군.
사우스 몰 섬을 잠깐 들렀다가 데이드림섬에서는 풀에서 수영을 하고 점심은 뷔페에서 먹었다. 배가 불러서 이거 스노클링할때 뜰라나..
먼저 물밑으로 박아놓은 기둥을 타고 내려가 형형색깔의 산호초와 고기들을 봤고, 또 배를 타고 나가다가 밑바닥이 유리로 된 배로 갈아타고 고기떼를 가까이서 구경했다.
그리고 훅 섬에 가서는 오리발과 물안경을 쓰고 둥둥 떠다니면서. (사람들은 이것을 스노클링이라고 하더군) 색색 빛깔의 산호초와 물고기떼를 손으로 만져봤다. 파도가 칠 때는 입으로 물이 들어와서 죽는줄 알았지만 상상도 할 수 없는 색을지닌 물고기들이 참 인상적이었다.
지금은 투어가 끝나고 허비베이로 가기 위해 기다리는 중이다. 터미널 앞에 있는 화장실에서 샤워를 하고 햄버거로 저녁을 대강 때우고. 힘이 막 난다. 어제의 그 무기력함을 한방에 날려 버렸다. 이 바다가 원래 이렇게 아름다웠던가.
팔다리이마가 후끈후끈. 체크인을 하는데 “drink?” 하고 물어봤다. 내가 봐도 웃기다. 벌건 얼굴. 집에 갈 날이 일주일 밖에 안남았단다. 생각나는 사람들도 많고 빨리 가서 하고 싶은 일들도 많고. 내 컴퓨터, 워크맨, PCS 다 잘있는지 궁금하고.
- 숙소 : Reef Oceania ($10)
- 3 island tour
Topic: australia-19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