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mply Me
호주 Cairns
24 Jan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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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1.24 하루종일 이동

어제밤부터 하루종일 이동중이다. 실컷 자다가 일어나보면 기사아저씨가 바뀌어 있고. 날씨가 흐렸다 개었다. 제일 앞자리에 앉게 됐는데 지금은 차가 달릴때 차창으로 와서 퍽퍽 터지는 밤곤충들 보는 재미로 깨어있다.

어쨋든 그 넓은 대륙을 건너 밤 12시가 다 되서야 드디어 케언즈에 도착했다. 늦은 시간이었지만 예약을 했기 때문에 백패커에서 우리를 pick-up 나왔다. 방을 배정받고 살금살금 방으로 들어왔는데 누군가 잠꼬대를 했다. " 아. 라면먹고 싶어.쩝." 도대체 누군지 내일 아침 얼굴이나 보자.

99.1.25 Cairns Day 1

동쪽에서의 아침이 밝았다. 역시 느낌이 끈적한 것이 바로 여기 어디 바다가 있을 것만 같다. 세수를 하고 나왔는데 어제 그 잠꼬대의 주인공이 부시시. 먼저 인사를 하자 “어머머머.” 너무너무 반가워 한다. 화장실 앞에서 어제밤 잠꼬대와 각자의 여행에 대해 한참을 얘기하다가 일단 씻고 밥부터 먹으러 가기로 했다. 맬번에서 1년 공부를 마치고 한국 가기전 여행을 하는 건데 엄마보다 초고추장 찍은 회 때문에 빨리 서울에 가고 싶다고 했다. 프리밀티켓으로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두배를 먹었다.

좀더 한국인 많은 백팩커로 가자는 언니의 꼬임에 빠져 체크아웃을 하고 나왔다. 다른 백패커에서 우리를 pick-up나올 때까지 시내를 돌아다녔는데, 여기는 바다가 아주 흔하다. 오늘은 배낭에 신발을 매고 맨 발로 시내를 걸었다. 그렇게 걷다보면 바로 앞이 바다다. 에스플러네이드라고 하던데. 암튼 바다를 좀더 멀리 나가면 아름다운 섬들이 많다고 한다. WOOLWORTH에서 통닭 한 마리와 파스타 재료를 사서 배터지게 해먹고 또먹고.

저녁을 먹고 또 시내로 나왔다. Night Market을 구경하다가 너무 맘에 드는 시계를 하나 샀다. 그리고 돌아다니다가 언니가 전에 맬번에서 만났다는 사람를 만나서 오빠가 오늘 했다는 번지점프 사진을 구경하고 이런 저런 얘기를 한참 했다. 그리고 내일 다시 만나기로 했다.

99.1.26 Cairns Day 2

Australia Day. 뭔가 특별한 것을 기대하고 시내로 나갔다. 오빠가 룸메이트를 데리고 나왔다. 언니는 이놈이 배낭도 안들어주는 예의 없는 놈이라고 투덜투덜.

시내에는 생각과는 달리 별다른 행사가 없었다. 오빠랑은 어쩌다가 헤어지고 우리는 휑한 거리에 쭈그리고 앉아서 많은 얘길 했다. 언니는 우리 여행에 참 많이 도움된 사람이다. 헤어지기 아쉬운 한국인은 처음이었다. 언니가 8시에 있는 pick-up 차량을 타고 숙소로 들어가야 했기 때문에 아쉽게 인사를 나누고 우리는 터미널로.

마술에 걸린 이유로 그 좋다는 케언즈를 별로 좋은 기억 없이 떠난다. 번지는 에얼리비치나 골드코스트 가서 하면 되지만 래프팅은 꼭 하고 싶었는데. 아마 집에가서 평생 후회할 꺼다. 지나언니 말고는 기억에 남는게 별로 없다. 여까지 온 이유가 머야. 도대체. 하지만 언니한테 앞으로 어떻게 여행해야 하는지의 충분한 동기를 받았으므로. 얼마 안남은 여행에 최선을 다하겠음.

현숙영한테 서울 가는거 며칠 미루자고 했더니 죽어도 싫다고 한다. 집에 가고 싶은가보다. 이제 아무때나 ‘집에가고싶다’란 말이 절로 나온다.

숙소

  • CaptinCook (12$ : VIP Discount)
  • NOMADS UTOPIA (10$: VIP Discount)


Topic: australia-19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