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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1탄 #15 융프라우요흐, 눈썰매
12 Jan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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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융프라우요흐

눈썰매


고요한 아침

어제 밤에 엄청 일찍 잤다. 그것도 혼자 일기 쓴다고 누워있다가 일기 석 줄 쓰고 잠이 들었다. 아침에 알람에 눈을 뜨니 7시. 실컷잤다. 혼자 어제 남은 밥으로 누룽지를 끓여서먹고 TV를 켜서 겨울산을 등반하는 BBC 영상을 봤다. 역시 아침 시간은 빨리 간다. 오늘은 융프라우요흐를 가지만 구지 서두를 이유가 없는 아침. 앞으로는 송자매의 느슨한 페이스에 맞추기로 했다. 대신 아침에 좀 더 일찍 일어나서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기로.

오늘은 융프라우에 갈 수 있을까? 밖의 날씨는 구름이 끼었지만 괜찮아 보였다. 아이거 북벽이 보이는 걸 봐서는 어제 아침보다는 훨씬 좋은 상황. 언니가 일어나 내려오늘 걸 보고, 일어나 있으면 설쳐댈게 분명하므로 다시 취침. 송자매가 준비를 끝내고 나를 깨웠다. 옷을 주섬주섬 입고 숙소를 나섰다.

1047분 열차. 융프라우요흐의 날씨는 어떨까 기대를 하며 창구에서 성인 표 두 장을 사고 약간 시간이 남아서 나는 혼자 커피 한 잔을 마셨다.

매우 정확한 스위스 열차

스키어들과 관광객들로 채워진 열차는 정시에 출발했다. 널찍하게 자리를 잡고 편하게 앉아서 창 밖으로 펼쳐진 풍경을 바라본다.

열차 안에서

열차는 클라이네 샤이덱Kleine Scheidegg 에 도착했다. 스키장인지 기차역인지 알 수 없는 곳. 사람이 많았다. 여기서 다시 융프라우요흐로 가는 열차로 갈아타야한다. 추운 날씨와 멋진 풍경 때문에 정신없어 하다가 바로 기차를 옮겨탔다. 여기서부터는 약 50분. 많은 부분이 터널이라 초반과 달리 볼건 없었다. 사람도 많아져서 넷이 마주보고 무릎을 맞대고 앉아서 갔다.

날씨가 좋기를 바라며 Finger crossed!

융프라우요흐 Jungfraujoch

중간 중간에 몇군데 역에서 정차. 예정된 시간보다 이른 시간인 12시 15분에 도착했다. 냄새가 고약한 지하 터널을 나와 전망대 건물로 들어서니 홀에는 수많은 동양인들이 라면을 먹고 있었다. 그 사람들을 구경하며 화장실 간 송자매를 하염없이 기다렸다. 고도가 높아서인지 가스랑 트림이 나온다며 괴로워하는 송자매.

처음 만나는 설산 풍경.하 늘이 약간 개었다

우리는 시작하기도 전에 기념품샵 부터 구경한다. 너무 예쁜 마그넷을 발견한 언니는 벌써부터 어떤걸 사야할지 고민 중. 아빠한테 엽서도 한 장 썼다. 라면도 먹고 가자는 송자매를 끌어내 관람 시작. 그냥 지도를 보고 투어Tour표시를 따라 걸으면 된다.

유럽의 꼭대기란다

융프라우 파노라마를 지나 엘리베이터를 타고 고원지대Plateau에 올라갔다. 밖에 나가니 눈보라가 싸대기를 때려서 밖에 오래 서 있을 수가 없었다. 그 와중에 어느나라에서 온 젊은 것들인지 웃통을 벗고 객기를 부리고 있었다.

딸기도 객기 한 번

시간이 갈수록 파란 하늘이 열리고 날씨가 좋아졌다. 관람을 마치고 우리도 신라면을 두 개 받았다. VIP패스에 붙어 있는 쿠폰으로 신라면 두개가 공짜란다. 언니가 깨알같이 주먹밥까지 준비했다. 라면에 주먹밥. 그 어느 고급 레스토랑 부럽지 않은 뷰. 거기에 라면과 주먹밥이라니 더 무엇을 바라리오.

서서 먹어도 맛잇는 라면

가야하는데 발길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떠나야 할 시간.

내려가는 길엔 아침에 정신없이 갈아 타느라고 둘러보지 못했던 클라이네 샤이덱에서 시간을 좀 보냈다. 스키어들이 참 많았다. 열차를 타고 올라와야 하는 스키 코스라니. 이런데서 정말 뭐든 탈 맛 나겠다 싶었다. 난 여름에 꼭 다시 와서 하이킹을 해야지.

보드미 Bodmi 눈썰매 타기

그린델발트로 돌아와 우리는 어제 타지 못한 썰매를 타기로 했다. 샵에서 썰매를 두개 빌려 보드미(Bodmi)로 가는 버스를 탔다. 버스 종점에서 내렸는데 조용하네. 쉬는 날인지 운영시간이 끝난건지 아무도 없다. 아무도 없는 이 넓은 썰매장을 독차지 하다니.

설산이 벽처럼 둘러 싸서인지 아늑하고 안전한 느낌이 들었다. 송자매는 열심히 썰매를 끌고 뛰어다니며 해가 질 때까지 한참을 놀았다.

해 떨어질 때까지

스노우볼을 산다고 먼저 버스를 타고 나갔던 언니가 다시 버스를 타고 보드미로 왔고 모두 그 버스를 타고 타운으로 돌아왔다. 오랜만에 어두울때까지 신나게 놀았다. 타운에서 썰매를 반납하고 숙소로 돌아와 저녁을 해먹고 얼굴에 팩을 올렸다.

이로써 스위스의 일정이 끝났다. 짧은 일정이었지만 할 건 다 했다. 난 무엇보다 이곳의 풍경들이 너무나 좋았다. 스위스는 나중에 꼭 다시 와서 여유로운 일정으로 여행해야겠다. 내일은 이탈리아로 간다. 긴장되는 대이동의 날. 일찍 꿈나라로.



Topic: europe-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