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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1탄 #16 대이동의 날, 이탈리아로
13 Jan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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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그린델발트에서 밀라노로

밀라노

밀라노에서 베니스로


대이동의 날

오늘은 우리가 이름 붙인 아주 특별한 날이다. 일명 ‘대이동의 날’. 스위스 그린델발트에서 인터라켄으로 간 후 밀라노를 거쳐 베니스로 가는 말 그대로 하루종일 이동만하는 날이다. 그린델발트에서 베니스까지 환승을 서 너 번 해야하는 고난이도의 코스이기도 하다.

우리의 오늘 루트는 이렇다.

그린델발트 - 인터라켄OST - 스피츠 - (도모도쏠라) - 밀라노 - 베니스

  • 06:49 그린델발트 ~ 07:24 인터라켄OST
  • 07:29 인터라켄OST ~ 07:50 스피츠
  • 08:05 스피츠 ~ 09:17 도모도쏠라
  • 09:17 도모도쏠라 ~ 10:37 밀라노
  • 밀라노 두오모 관광
  • 13:05 밀라노 ~ 15:40베니스

여기서 하나라도 못타면 오늘 일정이 제대로 꼬이게 되는거다. 결론부터 말하면 우리는 계획대로 아무 문제 없이 일정대로 움직여서 예정된 시간에 베니스에 도착했다.

이 중 그린델발트에서 도모도쏠라까지는 스위스패스로 이동한다. 예약이 따로 필요 없는 구간. 스피츠에서 출발한 열차는 국경을 넘어 이탈리아 밀라노까지 간다. 도모도쏠라에서 열차를 갈아탈 필요는 없지만 여기서부턴 스위스패스가 적용되지 않아 따로 표를 끊어야 한다. 이탈리아 내에서 이동하는 도모도쏠라-밀라노 구간과 밀라노-베니스 구간은 넉 달 전에 미리 인터넷으로 예약했다.

스위스에서 이탈리아로

5시 30분에 일어나서 씻고 옷 갈아입고 짐싸는 것 까지 완료 후 6시에 송자매 깨워서 6시 20분쯤에 숙소를 나섰다. 0649 그린델발트1번 승강장에서 인터라켄OST 로 출발.

열차는 예정보다 2분 늦은 07:26에 인터라켄 2번 승강장 도착했다. 07:29까지 인터라켄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환승 시간은 3분. 우린 2번 승강장에 내리자 마자 8번 승강장으로 뛰어갔다. 무사히 열차를 탔고 07:29출발이던 열차는 2분정도 늦게 출발했다. 1단계 환승 성공.

엄마 저사람 좀 봐

인터라켄을 출발한 열차는 3분이 연착된 07:53에 스피츠 역에 도착했다. 환승까지 우리에겐 약 15분의 시간이 있었다. 8시05분 열차의 5번 객실에 탔다. 일단 2단계 환승 성공.

이 열차는 스피츠에서 도모도쏠라를 거쳐 밀라노까지 가는 열차이고 우리는 도모도쏠라에서 밀라노까지 예약을 했다. 예약한 좌석을 찾아가니 누가 앉아 있길래 쫓아내고(?) 앉으려고 하는데, 왠 노부부가 우리 좌석 중 일부인 91, 92 좌석을 들고 나타났다. 응?

티켓을 확인 해보니 그 분들은 스피츠에서 도모도솔라까지만 가시는 분들. 열차 좌석 참 잘도 쪼개서 팔았네. 우왕좌왕 하고 있는데 역무원 등장. 스위스 패스를 보여주고 상황이 정리되었다. 언니랑 딸기랑 원래 앉으려던 좌석에 앉고 나랑 겨울이는 짐을 들고 옆칸으로 옮겼다. 옆칸에 가니 자리가 널널하구만. 이제 맘편하게 밀라노까지 가면 된다.

맘편한 송겨울

스위스에서 이탈리아로 넘어가니 창밖의 풍경이 싹 바뀌었다. 그리고 그 느낌은 밀라노 역에 내려서 더 크게 다가왔다.

밀라노 Milano

약 11시쯤 이탈리아 밀라노 역에 도착했다. 오늘의 목적지는 베니스지만 밀라노는 지나가는 길에 잠시 들러 두오모를 보기로 했다. 밀라노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식나은 약 두 시간. 물론 이 또한 모두 예정되어 있던 일이기에 2시간의 모든 동선을 언니가 다 미리 계획해놨다.

열차에서 내리자마자 표식을 따라 짐보관소로 이동. 우리같은 사람이 많은지 짐 보관소에 사람이 많구만. 끌고 댕기기 어려운 캐리어 두 개를 맡기고 메트로를 타러 나왔다.

메트로 티켓을 사러 갔는데 이건 완전 서울 지하철 퇴근시간 저리가라네. 갑자기 혼이 빠지는 느낌. 창구에도 줄이 구만리, 자판기에도 마찬가지다. 오늘 안에 표를 살 수 있을까 싶었다. 소매치기가 많다고 하여 다시 정신줄을 챙겨야 했다. 한참을 줄에서 기다려 두오보 가는 티켓 끊기 성공.

밀라노 중앙역에서 메트로 M3호선을 타고 네 정거장만 가면 두오모다. 두오모 역에 내리니 광장은 완전 개판. 장사치들과 비둘기들이 뒤섞여 혼란의 극치를 달리고 있었다.

새 모이를 파는 사람들이 비둘기를 몰고다녀 정신이 없는 가운데, 팔찌를 파는 사람들이 다가와서 마구잡이로 팔찌를 손목에 걸쳐주고 셀카봉을 들이댔다. 머리 위론 비둘끼 떼를 쫓으랴 들러붙는 장사치들을 쫓으랴. 두오모고 나발이고 아수라장이 이런건가.

두오모 성당

성당은 정말 멋있었지만 오래 있고 싶지 않았다. 대충 사진을 몇 장 찍고 가방을 교대로 맡으며 성당안을 둘러봤다. 길거리 기념품 가게에서 마그넷을 사고 다시 메트로를 타고 밀라노 중앙역으로. 휴.

역에 있는 맥도날드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기차시간을 15분 남겨두고 서둘러 열차를 타러 갔는데 몇 번 플랫폼으로 가야하는지 미정. 행여나 열차를 놓칠까봐 전광판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기다렸다.

출발 7분을 남겨두고 제일 왼쪽 8번 플랫폼에서 열차가 출발한다고 하여 서둘러 플랫폼으로 이동. 재빨리 자리를 잡고 짐 정리까지 완료했다. 휴. 3단계 환승도 성공!

베니스로 가는 평화로운 열차

중간에 환승이 많으니 하루종일 하는 이동인데도 지루하진 않아서 다행이다. 이탈리아의 첫 도시 밀라노의 첫인상은 그다지 좋지 않았지만, 새로운 나라 이탈리아와 베니스라는 특별한 도시가 주는 기대감이 있었다. 베니스로 연결된 기차 선로를 따라 베니스로 들어갈 땐 약간 설레이기까지.

베니스 Venice

15:40에 베니스에 내렸다. 베니스 섬에서의 이동은 바포레토라는 수상버스를 타고 가야한다. 기차에서 내려서 한참 고민하다 48시간짜리 패스를 끊었다.

베니스의 첫 인상 아 멋지다였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물 위에 집을 짓고 사는게 과연 좋을까 싶었다. 넓은 들판과 공원이 없을텐데. 애들이 뛰어 놀 운동장은 있을까? 숲이나 나무도 없겠지? 여기 사는 사람들이 갑자기 안됐다고 느껴졌다. 하지만 배를 타고 가는데 그 풍경이 너무 아름다웠다. 베니스는 정말 아름다운 도시였다. 특히 내릴 때쯤 펼쳐진 일몰은 정말 멋있었다. 배에서 내릴때 이미 난 이 도시에 푹 빠져있었다.

첫눈에 반한 베니스

배에서 내려 숙소를 찾아가는 길은 더더욱 아름다운 길이었다. 처음 느껴보는 이상한 느낌이었다. 꼬불꼬불한 동화속의 미로같은 길을 찾아 숙소에 도착하니 숙소는 사진과 똑같이 아주 잘 정돈된 모습이었다. 모두들 너무 맘에 들어했다.

숙소가 너무 좋아서 나가기 싫다는 송자매 끌어내어 밖으로 나왔다. 집주인이 추천해 준 레스토랑을 찾아갔다. 적당한 가격에 맛있는 저녁을 먹었다. 그나마 익숙한 이탈리아 음식들. 이탈리아에선 앞으로 열심히 먹기로 했다.

저녁을 먹고 산마르코 광장으로 출동. 어머 이런 넓은 광장이 없을 줄 알았는데. 우리는 밤거리를 쏘다니며 베니스에 흠뻑 빠져들었다. 배를 타고 리알토 다리 야경을 보러갔다. 반짝반짝 빛나는 불빛이 너무나 예뻤다. 많은 상점들이 문을 닫았지만 덕분에 거리는 한산하고 좋았다.

리알토 다리

문 닫은 상점들

밤산책을 마치고 광장 구석에 있는 젤라또 집에서 세모녀의 공통 위시 리스트였던 젤라또 먹기도 해치웠다. 베니스의 멋진 풍경이 나는 맘에 들고, 송자매는 먹을게 많으니 행복. 모두가 행복한 베니스. 내일이 기대된다.



Topic: europe-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