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mply Me
유럽1탄 #18 피렌체로 이동
15 Jan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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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렌체 가는 날

오후에 이동하는 날은 아침이 여유롭다. 겨울이와 나는 키친에서 아침을 먹고 우아한 딸기와 언니는 거실 식탁에서 먹겠다고 접시를 들고 거실로 갔다. 그렇게 팀이 갈렸다. 이 팀으로 오전에도 움직이고 점심에 만나서 점심을 먹고 출발하기로 했다.

짐을 싸서 들고 내려와 1층에 있는 창고에 넣어두고 출발. 겨울이랑 나는 캐슁을 하나 하고 남은 시간엔 그림을 그리기로 했다. 남의 집인지 골목인지 알 수 없는 곳을 헤매다가 어쨌거나 캐슁 성공. 산마르코 광장을 지나 바다가 보이는 벤치에 자리를 잡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작품활동 중인 송겨울

한 편, 딸기는 피자도 사먹고 젤라또도 사먹었다. 그리고 어제밤부터 사고 싶어했던, 그래서 밤엔 끙끙 앓기까지 했던 그 문제의 깃털 펜촉을 기어이 사고야 말았다. 쓰잘데기 없는 것을 왜 사려 하는지 에미는 속이 터지지만 딸기는 혼자 신났다. 어릴 때의 나의 모습을 보는 것 같기도 했다. 우리 엄마가 참 속 썩었겠어.

팀 일정을 마치고 만나기로 한 시각. 산마르코 광장에 미리 가서 기다리는데 시간이 지나도록 전화도 안되고 나타나지도 않는 딸기팀. 시간 맞춰 이동해야 하는 이런 순간에 어딜가서 뭐하느라 연락도 안되는 건지 부글부글 속이 끓어 올랐다.

알아서 오든지 말든지 열이 받아 숙소로 가려는데 그제서야 나타났다. 아 이것들을 확 그냥. 서둘러 숙소로 돌아가 배낭을 찾고 대충 아무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었다. 바포레토를 타고 산타루치아 역으로 전속력으로 이동. 이렇게 시간에 쫓기는 기분 정말 싫다. 나의 오전은 참 평화로웠는데 쫓기는 기분으로 베네치아를 떠난다.

14:25 다행히 늦지 않게 열차를 탔다. 피렌체까지는 약 2시간. 언제나 쾌적한 유럽의 열차. 마주보고 앉아 간식을 먹고 그림을 정리하며 시간을 보냈다.

피렌체 Firenze

피렌체. 피렌체 하면 두오모다.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 ‘냉정과 열정사이’에 등장하는 그 곳. 두 남녀가 만나기로 한 그 곳이다. 상상만 했던 그 풍경. 어떤 느낌일까. 궁금해 하는 사이 피렌체에 도착했다.

숙소까지는 약 1.2km. 걸어 가기로 했다. 언니는 울퉁불퉁한 돌이 깔린 보도블럭을 캐리어를 끌고 걷느라 고생. 숙소 체크인을 하기 위해 찾아 오라고 알려준 주소를 찾는데 한참 걸렸다.

이골목 저골목을 헤매이다 가까스로 체크인을 했다. 한 청년이 우리와 함께 숙소로 와서 영수증을 주고 이것저것 설명을 듣고 해주고 사라졌다. 우리는 간단히 비빔밥과 라면으로 저녁을 해결했다.

피렌체의 밤거리를 걸으러 밖으로 나갔다. 피렌체는 일단 베니스에 비해 길이 넓었고 건물들은 클래식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이 들었다. 젤라또를 하나씩 먹고 내일 오를 두오모에 미리 가봤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 복잡하고 번화하지만 이상하게 나쁘지 않은 느낌. 이건 뭐지. 아 난 또 피렌체에 빠진건가.



Topic: europe-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