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mply Me
나의 여행 기록 방법
31 Dec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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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일간의 여행을 떠나기 하루 전. 2018년 12월 31일. 오늘에서야 4년 전 유럽 여행 다녀 온 것을 마무리했다. 지난 여행을 정리하며, 이번 여행을 어떻게 정리해야 하는지가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여행기’가 아닌 ‘여행 기록’을 남기자. 여행기라는 단어가 주는 부담감이 있는 것 같다. 나는 여행 작가가 아니다. 너무 잘 쓰려고 하지 말자. 나중에 와서 뭘 더 잘 쓰려고 해봤자 소설밖에 안된다. 그날의 있었던 일과 느낀 점은 그날 기록을 남기고, 여행을 기록하는 일에 과도한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지 말자.

사진은 틈틈히 찍는다. 작품 사진과 기념 사진도 중요하지만, 나는 일상기록 사진을 더 많이 찍는 편이다. 거의 시도때도 없이 찍는다. 이렇게 틈틈히 찍어두면 좋은 점은 하루의 흐름을 좀 더 자연스럽게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몇 일 몇 시에 갔는지, 시간이 얼마나 걸렸는지 등을 알 수 있기도 하다. 특별한 순간이 아니더라도 사진은 기록용으로 찍는다.

사진 정리는 바로바로 또는 그날그날. 중복사진, 흔들린 사진등은 바로바로 확인하고 삭제하자. 사진을 많이 찍는데 이걸 그때 그때 하지 않으면 나중에 정리하느라 따로 시간을 내야한다. 이동하는 중이나, 밤에 숙소에서 자기 전에. 그날의 사진은 그날 정리하자.

글자로 남긴다. 촘촘하게 찍은 사진으로 그 순간의 장면이나 상황을 생생하게 기억할 수 있지만, 사진에 담을 수 없는 것들이 있다. 그날의 기분, 느낌, 생각, 나눈 이야기, 들은 이야기 등은 사진에 남길 수 없다. 사진은 추가 자료일 뿐 메인은 글자로 남겨야 한다.

영상 기록을 남긴다. 추억을 가장 잘 기록하는 방법은 예나 지금이나 영상이다. 유럽여행에서 매일 한 두개의 영상을 남겼었는데 이게 나중에 보니 정말 재밌었다. 이번에도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서 하루하루 짧게 영상 기록을 남긴다.

여행에서 순간순간 즐기는 것도 모자란데, 사진을 찍고 영상을 찍고 글로 기록하는 것이 쉬운일이 아니다. 근데 난 소중한 순간일수록 남기고 싶어지더라. 그게 나의 일상에, 여행에, 인생에 대한 애정 표시다. 소중하기에 기록하고 추억한다.

이번 우리 여행의 모토는 ‘생산하는 여행’. 난 그 여행의 기록자다. 대부분의 시간에 우리는 소비하며 여행하겠지만, 이런 작은 노력으로 이번 여행은 결국 우리에게 ‘남는 여행’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