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부다페스트로 24시간 이동
우리는 이 여행을 ‘여여여’ (여섯명의 여자들이 함께하는 여행)이라고 이름 붙였다. 초1, 중2, 고3. 예자매와 40대의 현자매. 여행의 계획과 실행이라면 누구라도 무릎을 꿇을 우리 언니, 삶이 곧 여행이라 이제는 여행을 갈구하지 않는 나, 여행을 싫어하지만 여행은 언제나 옳다고 말하는 막둥이. 출발 전부터 투닥투닥 삐그덕 거리긴 했지만 어쨌든 우리는 함께 출발한다.
장거리 비행이다. 서울에서 런던까지 11시간 30분. 히드로 공항에서 4시간 대기 후, 다시 3시간을 날아가야 한다. 이번 여행의 첫 나라는 헝가리. 아니 도시명 부다페스트를 쓰는 것이 더 좋겠다.
서울에서 런던으로 가는 비행기는 1시간 늦게 출발을 했다. 비행기를 탄 상태에서 활주로도 아닌 탑승장에서 한 시간을 기다렸다. 출발도 하기 전에 좀이 쑤셨고, 설레서인지 불편해서인지 잘 모르겠지만 11시간의 비행동안 나는 한 숨도 잠을 자지 못했다. 비행기에서 자려고 일부러 어제 2시간 밖에 자지 않았는데. 덕분에 피로가 배가 되었다.
영화를 세 편 봤고 밥을 두 번 먹었다. 중간중간 일어나 복도를 몇 번 걸었고, 스트레칭을 몇 번 했다. 지구 반바퀴를 이동하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어쨌든 비행은 무척 지루하고 피곤했다. 반면 예자매는 물 만난 고기처럼 팔딱였다. 이모가 너무 늙었구나 흑.
히드로 공항에 도착해 잠깐 눈을 붙였다. 나머지 5인은 무슨 에너지인지 히드로 공항을 휘젓고 다니며 쇼핑까지 했다. 오늘 짜기라도 한건지 부다페스트행 항공도 1시간이 넘게 지연되었다.
현지 시각 23시 30분이 넘어야 부다페스트에 도착했다. 긴 비행을 마치고 밤에 공항에 내려 숙소까지 가는 그 피곤함을 언니도 기억하는지 미리 에어비앤비에 픽업을 요청해놨다. 경험이 쌓이면서 여행의 질은 갈수록 높아지는 것 같다. 커다란 9인승 밴을 타고 20여분 달려 숙소에 도착했다. 집을 떠난지 24시간 만이었다.
숙소의 호스트 할배가 우리를 맞아 주었다. 건물 안에 마당이 있는 ㅁ자 모양의 건물로 지난번 로마의 숙소가 떠올랐다. 간단히 숙소 설명과 주변 설명을 듣는동안, 빨리 눕고 싶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쫓아내 듯 호스트에게 땡큐 굿나잇을 말했다.
입술은 바짝 말라 거칠하고 눈꺼풀은 녹이 쓴듯 빡빡했다. 시야가 뿌옇게 느껴지는 강도 높은 피로함이었다. 천근만근 무거운 몸이었지만,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지 않으면 내일 아침 일어나지 못할 것 같았다. 졸졸졸 나오는 샤워기로 샤워를 하고 날씬한 침대에 가장 먼저 몸을 눕혔다. 레드썬.
TLT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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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01 2019년 1월 1일 서울 인천에서 영국항공 BA0018을 타고 영국런던을 경유해 헝가리 부다페스트로 이동. 에어비앤비 픽업 서비스를 이용해 숙소로 이동.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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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출
히드로 공항 스시 £29.35
히드로 공항 쇼핑 £39.99
숙소 픽업 €25.00
6인 에어비앤비 2박 (온라인 예약) 약₩451,212
합계 : 약 585,029KRW
Topic: europe-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