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여행의 계절. 한국에 많은 자전거 길이 있지만 제주도는 단연코 그중 최고라고 할 수 있다. 차도와 명확히 분리가 되어 안전한 것은 물론이고, 육지에는 없는 빼어난 풍경을 즐길 수 있다. 오르막 내리막 거의 없이 대부분이 평지이고, 바닷가 옆이라 캠핑을 하기도 좋다. 무엇보다 가장 좋은 점은 열심히 달리면 제자리로 돌아온다는 점.
그렇다면 어느 방향으로 도는 것이 좋을까? 어차피 한 바퀴 돌면 제자리로 돌아오니 어느 방향으로 돌아도 상관은 없지만, 안전 문제와 효율성을 고려할 때 반시계 방향을 추천한다.
1. 표식
자전거 길은 파란선으로 표시가 되어 있는데 이게 길 양 방향에 다 표식이 된 게 아니라 바다 쪽에만 표시된 구간이 대부분이다. 우측 통행인 우리나라의 도로 시스템을 보면 반시계 방향 쪽이다. 시계 방향은 자전거 도로가 없는 곳도 많고, 파란선 표식이 없어서 길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 넓은 교차로 등에서 길을 건너기 번거로운 구간도 많다. 대부분의 인증 부스도 고도리 방향에 있다.
2. 풍경
제주는 뭐니뭐니해도 바다. 우리가 왜 한국의 하와이 제주에서 자전거를 타는가. 풍경 때문이다. 사진을 찍기 좋은 곳도 바닷가, 쉬기 좋은 곳도 바닷가다. 공원, 의자, 정자 등도 다 바닷가에 있다. 우리나라 자동차 주행 방향과 도로를 고려할 때, 바다 쪽 가까이에서 달리려면 반시계 방향으로 달려야 한다.
3 안전
자전거 여행자의 대부분이 반시계 방향으로 돈다. 어쨌든 대세가 그렇다. 대세를 따르는 것은 적어도 안전하다. 동행을 만나기 쉽고, 문제가 생겼을 때 도움을 받기도 쉽다.
아참!
제주에는 바람이 있다. 제주의 바람은 많기도 하고 세기도 하다. 계절에 따라 변하다고는 하나, 중구난방이다. 라이딩 주행 방향을 정하는데 바람의 방향이 영향을 미치기도 하지만, 제주에서 자전거를 탈 땐 별 의미가 없다. 방향이 의미 없다는게 아니라, 어차피 제주는 둥글고, 국토종주처럼 한 방향으로 줄곧 달릴 게 아니기에, 우리는 서쪽을 향해 달려가다 어느 순간 남쪽을 향하고 하고 다시 동쪽을 향하게 된다. 이렇게 달리다 보면 오전의 맞바람이 오후의 뒷바람이 되기도 한다. 제주의 바람은 밀어주고 밀어내고를 반복한다. 바람은 비가 오냐 마냐처럼 그야말로 자연현상이며 운에 맡기는 수밖에 없다. 그저 함께 라이딩한다고 생각하는 수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