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 (천천히, 조금씩, 다 같이 행복을 찾는 사람들)
- 저자 : 박막례, 김유라
- 출판사 : 위즈덤하우스
- 날짜 : 08/08/2019
유튜브로 참 많은 사람들의 인생이 즐거워졌다. 못 배워서, 못생겨서, 돈 없어서, 말 못 해서, 공부 못해서 못난 사람 취급을 받던 시대는 끝났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마이너리티는 이제 더 이상 마이너리티가 아니다.
얼마 전에 이 할머니 영상이 추천 영상으로 떴다. 썸네일에 미혹되어 나도 모르게 클릭을 하고 한 편, 두 편, 세 편.. 그 영상이 뭐였는지는 기억도 안 난다. 그저 웃겼다. ‘염병할’을 기본으로 XX가 난무하는 영상들을 보며 나는 키득키득 웃고 있었다. 별로 특별할 것도 없었다. 그저 평범한 일상이었고, 날 것의 언어였다. 무슨 메세지를 주기 위해서도 아니고, 누구에게 이뻐 보이거나 잘 보이기 위해서도 아닌, 그저 재미를 위한 영상이었다.
얼마 후에 책이 나왔고 그 유명세를 업고 베스트셀러가 되었나 보다. 이런 베스트셀러는 도서관에서도 인기가 좋아 웬만해선 읽기 어려운데 웬걸, 어젯밤 도서관에 가니 서가에 떡하니 꽂혀 있더라. 얼렁 집어 들고 후딱 읽었다. 첫 장부터 풉- 웃음을 준다.
평생 죽어라 일만 하던 할머니가 나이 70이 넘어 사는 즐거움을 찾는다. 새로운 일들을 해보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난다. 여기저기 초청을 받고, 여행을 다니고, 전세계의 유튜버들, 구글 창립자, 유튜브 CEO, 마지막엔 구글 CEO까지 만난다. (다음은 누구? 오프라 윈프리? ㅎㅎ) 정말 드라마틱 하게 흘러간다. 실제 이야기라고 하기엔 너무나 만화 같다. 그 주인공이 박막례 할머니였기에, 그래서 감동인 거다.
‘염병하네’
참 듣기 좋은 욕(?)이다. 물론 아무나 쓴다고 다 그런 건 아니다. 한 70은 넘은, 삶을 다 겪고 이제 삶에 별로 두려울 게 없는, 우악하고 투박한 할머니 입에서 그 말이 나오는 순간, 그것은 욕이 아니라 잠언이다. 나이에 스스로를 가두지 않고, 나를 표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즐겁게 사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 능력자만이 부릴 수 있는 여유다. 남의 할머니지만 내 할머니처럼 친근한 막례 할머니, 응원합니다!
Tags: 문학, 에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