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mply Me
제주에 몇 주간 머물면서 달려보지 않은 길을 달렸다.
처음에는 OSM을 베이스로 코스를 미리 짜고 달렸는데 지도상에서는 있는 길이 현장에 가보면 막혀 있거나 사유지 또는 방역 등의 이유로 출입이 금지되어 있는 곳도 많았다. 몇 번 시행착오를 겪고 나중에는 코스 없이 대충 방향만 정하고 현장에서 카카오 맵 로드뷰를 참고해서 쏘댕겼다. (개인적으로 평소에도 네이버 맵보다 카카오 맵을 주로 쓰지만, 특히 제주는 본사가 있는 곳이라 그런지 카카오 맵이 여러 가지로 탁월함.)
제주 동서남북에 캠핑과 숙소 등 몇 군데 거점을 두고 움직이느라 달린 경로가 깔끔하진 않지만 그중 괜찮았던 숲길을 몇 군데 추려보았다. 5개 길 모두 자전거 출입이 자유로워 편하게 달릴 수 있는 곳으로 흙길, 자갈길, 콘크리트길 등이 혼재한다. 공통점은 달리면서 기분이 너무 좋아서 천천히 달리고 싶었다는 점.
참고로 모두 혼자 달렸고, 자전거는 <자이언트 터프로드SLR 1> 로, 페니어를 달고 달린 길도 있고 빈 차로 달린 길도 있다. 들거나 끌어야 했던 구간은 없다. (그런 구간도 있었으나 추천 코스에서 제외하였음)
📌 길 이름은 내 맘대로 지었고, 거리순 정렬임.
1. 삼다수 임도
- 교래 야영장에서 서귀포 넘어가는 길에 삼다수 숲길이 있길래 들렀음.
- 입구에 가니 자전거 출입 금지 표식이 있어 입구에 세워두고 가장 짧은 1코스를 걷고 나와 지도를 보니 안쪽으로 차량이 다닐 수 있는 길이 있길래 들어가 봄. (카카오 로드뷰 있음)
- 전체 코스 약 6.5km. 경찰 숲터 순환 코스만 약 3.6 km
- 카카오 맵 상엔 숲길 표시가 없어 확실하진 않으나 삼다수 길 2, 3코스의 일부와 겹치는 듯. (삼나무 조림지 구간)
- 남조로는 차량 통행량이 많고 덤프트럭 같은 큰 차도 많은 편. 왕복 2차선에 갓길 없는 구간도 있어 주의를 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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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문도지오름 임도
- 서귀포에서 제주시 넘어가는 길에 숲길이 있길래 잠시 들렀음. 약 6.1km
- 문도지 오름 주변의 임도가 여러 갈래로 나 있는 듯.
- 짧았지만 조용한 곳에 있는 조용한 숲길이라 좋았음.
- 올레길 14-1 코스와 일부 구간 겹치므로 주행중 주의 필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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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이승이오름 임도
- 원래 나의 목적지는 교래 임도였는데 중간에 한남 시험림에서 산불방지 기간이라 출입을 막고 있어서 진입 불가.
- 달리려던 경로의 초반부만 달리고 김 팍 샜으나 그 구간도 매우 좋았음. (서성로 입구에서 출구까지 약 9km.)
- 이승이 오름 남쪽을 지나 ‘이승이오름 임도’이라고 적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스프링데일 골프리조트 주변을 둘러싸는 코스임.
- 서성로에서 이승이 오름으로 향하는 길의 한라산 뷰가 멋지고, 벚꽃길로도 유명함.
- 교래 임도는 한라산 둘레길과 겹치는 구간이 있어서, 산불 통제 기간이 아닌 기간에라도 자전거 통행이 가능한지는 확인해 봐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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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과 글 : 제주 낯선길 #1 이승악 임도(망한 교래임도)
4. 돌오름 임도
- 산록남로에서 돌오름 임도 따라 올라가 보림 농장 삼거리까지 찍고 되돌아오는 코스. 약 19km.
- 미리 자료를 참고해 코스를 준비했지만 현장에서 경로 수정함.
- 산록남로에서 입구에서 보림 농장 삼거리까지는 쭉 오르막. 보림농장 삼거리에서 1100도로 쪽으로 나가서 (1.6km) 1100도로를 타고 내려오는 방법도 있었지만 그냥 도로로 내려오기 아까워서 올라온 길을 되돌아 내려옴.
- 한라산 둘레길은 한라산 숲길은 자전거 통행 자제 권고이나, 돌오름 임도와 NB 둘레길은 딱히 자전거 통행을 제한하지 않는 듯.
- 임도 진입을 위한 산록남로는 갓길 없는 2차선 도로. 차량 통행량 많아서 주의를 요함.
- 주행시 노루와 걷는 사람들 조심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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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구좌읍 투어
- 월정 해변에서 덕천리를 지나 중산간도로까지 올라갔다가 임도 타고 김녕 해안으로 내려오는 코스. 약 30km.
- 오후에 가벼운 마음으로 계획 없이 나가서 즉흥적으로 달린 길이지만 전체적으로 추천할 만한 코스.
- 덕천리 벚꽃길과, 이국적인 2차선 들판길, 바람개비 자갈길, 내리막 숲길 등 달리는 내내 기분 좋았음.
- 여기저기서 개들이 엄청 짖어댔지만 묶여 있는지 달려들진 않았음.
- 바람개비길 구간에선 노루와 함께 달리며 여기가 한국인지 천국인지, 남의 나라 온 줄.
- 내려오는 숲길에 아껴둔 구간이 있어서 다음에 또 갈 예정.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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