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11.9 델리스파이스 D 콘서트
나를 델리에 중독케 한 첫 번째 공연. 왜 델리의 공연을 가고자 했는지는 기억이 안난다. 그날도 인터넷을 부유하다 그들의 콘서트 소식을 발견하지 않았을까. 말하자면 아다리가 잘 맞았다는 것이다. 마침 내가 발견했을때가 공연 예매중이었고 일반 공연에 비해 다소 저렴한 가격이 더욱 매력적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말로만 듣던 스탠딩 콘서트.. 그리고 노약자를 위한(?) 좌석제가 같은가격에 예매되고 있었다. 쌈지콘서트를 보고 온 뒤라 스탠딩한 자들에 대한 두려움, 누군가 내머리위로 날아오르지 않을까, 물병으로 뒤통수를 맞지 않을까 하는 그런 씨잘때기 없는 걱정들로 좌석으로 예약을 했다. 나름대로 몇 회의 공연에 델리가 가장 공연을 열심히 할까, 가장 열광적인 무대가 될까를 고민하면서. 운이 좋게도 가장 잘 보이는 무대정면 자리로 예약했다.
2001년 11월 10일 7시 대학로. 지정좌석제라 일찍 갈 필요가 없어 느긋하게 입장을 했다. 좌석은 공연장 둘레를 삥두른 2층이었고 생각보다 규모도 크지 않은 공연장이었다.
왠지 심심할거 같아 야광봉을 하나씩 사고. 사진을 찍으려고 했는데 사진을 찍다가 걸리면 퇴장시켜버리겠다는 무시무시한 내용의 안내멘트때문에 소심한 나는 사진찍기를 일찌감치 포기하고 머리속에 담아가기로.
아.. 공연시작하자 마자 스탠딩으로 예약하지 않은것을 후회하게 됐다. 어찌나 엉덩이가 들썩들썩 거리던지. 뒤에 좌석이 한줄 좌석이 더 있어서 일어서지도 못하고 앉아서 야광봉만 흔들어대는 꼴이란.
하지만 공연 내내 나를 봐주는 맴버들의 눈빛.. 흐..
땀을 그렇게 흘려본적이 없는 것 같다. 나름대로 예상을 하고 안에 반T셔츠를 입고 가서 벗어던진지 오래.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땀으로 흠뻑 젖었다.
정확히 2시간의 공연끝에, 마지막에 재혁님이 나를 위해 불러주신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 내맘대로한곡더불러 곡. 그것은 분명 열심히 야광봉을 흔들어 대고 엉덩이를 들썩거리던 나를 위한 곡이리라. 반팔로 대학로 거리를 헤메이다 길거리에 있는 콘서트포스터를 띠어왔다.
다음 공연. 꼭 스탠딩으로 참석하리라. 싸인도 꼭 받아야지 히히~!!! 또봐 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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