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mply Me
서울에서 제주도로 자전거 가져가기. 배로.
8 Jan 2016
3 minutes read

제주도 한달살기를 하면서 자전거를 가져가기로 했다. 바다를 건너는 방법은 두가지가 있다. 비행기 또는 배. 업체 또는 타인의 도움을 받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두가지 시나리오를 비교했다.

비행기를 이용하려면

자전거 박스를 구해야 하고. 자전거를 분리해서 포장해야 하고. 자전거를 포함한 페니어의 무게도 신경써야 하고. 집에서 공항까지의 이동도 고민해야하고. 내려서 조립하고. 박스를 보관해야 하고. 다시 분리하고 포장하고.. 등.

생각하고 준비해야 할게 많았던 반면,

배를 이용하는 경우

그냥 집에서부터 자전거를 타고 여행하는 기분으로 출발. 자전거를 타고 배에 자전거를 싣고 간다. 끝?

배를 이용하게 되면 자전거 분리 포장은 고민할 것도 없고 짐의 무게도 크게 신경 쓸 일이 없을 것 같았다.

시간과 비용은 배로 가는 것이 더 들었지만 백수라 시간도 많고 비용은 크게 차이나는것 같지 않아서 배를 이용하기로 했다.

인천에서 제주로 가는 배가 있었으면 훨씬 편했겠지만 2015년 12월 현재 인천-제주는 운항을 하고 있지 않아서 목포까지 버스를 타고 가서 목포에서 배편을 이용해야 했다.

1) 집 - 고속버스 터미널 : 자전거로 이동

자전거길을 이용하여 한강까지 간 후. 한강을 따라 반포대교까지 간 후 반포대교 잠수교를 건넜다. 목포로 가는 버스는 호남선 터미널로 가야한다. 터미널에 가서 자전거를 어디 세워두고 들어갈까 하다가 묶어둘 곳 도 마땅치 않고 해서 그냥 끌고 들어갔다.

2) 고속버스 터미널 - 목포 : 버스로 이동

목포행 버스까 꽤 자주 있어서 40분 기다렸다가 바로 탑승했다. 우등버스였고 5석 빼고 만석이었는데 짐칸은 여유가 있었다. 자전거를 끌고 버스로 다가가니 기사님이 버스 반대편으로 실으라고 하셨다. 큰 문제 없이 짐칸 하나에 자전거를 눕혀서 실었다.

소요시간 4시간. 비용 30400원

3) 목포 - 제주항 : 배로 이동

목포 터미널에 내려서 목포항까지 자전거로 이동해야 했는데 거리는 지도상으로 약 6km. 보행자길에 자전거 표시가 있어서 도로 주행을 피해서 안전하게 운행 가능했다.

제주로 가는 배는 목포 연안여객 터미널이 아니라 목포항 국제 여객 터미널로 가야한다.

목포항에서 제주항까지 하루 두번의 배가 있는데 나는 0030분에 출발해서 제주항에 0600에 도착하는 배를 탔다. 1월이고 평일이라 따로 예약은 하지 않았다. 티켓은 목포항 국제 여객터미널에서 21시부터 발권을 한다.

2시간 전인 2230부터 보딩을 시작하는데 보딩을 하고 게이트를 나와서 화물칸으로 자전거를 실으라고 하길래 차들이 들어가고 있는 배 뒤쪽으로 갔다.

따로 자전거 자리가 있는건 아니고 그냥 구석에 눕혀 놓으라고. 혹시 몰라서 락을 채웠다.

배에는 각종 부대시설이 잘 되어 있다. 여성 전용 객실이 두개 있고 나머진 공용이다. 여러가지 사이즈가 있는데 맘에 드는 곳에 자리를 잡으면 된다. 담요등은 제공되지 않으나 실내 온도가 춥지는 않았다. 깔고 잘 담요나 침낭이 있으면 좋을듯.

소요시간 5시간 30분. 비용 32300원 + 자전거 3000원 (시스타 크루즈 일반석 기준)

4) 제주항 - 숙소 : 자전거로 이동

0600에 도착해서 날 밝을 때까지 좀 기다리다가 이동을 하려고 했는데 제주항 근처에 아무것도 없어서 일단 자전걸 타고 달리기로. 항구를 조금만 벗어나면 주변에 편의점이 몇 개 있으니 잠시 쉬었다 가기 좋다. 숙소까지 자전거도로가 잘 되어 있어서 차량 간섭 없이 안전하게 라이딩 가능했다.

자전거를 타고 해안 도로를 달리는 기분은 정말 최고! 다만 바람이 불면 대책이 없긴 하더라만.